본문 바로가기
세계문학전집

[세계문학] 알베르 카뮈 <페스트>

by 뫼비우스토리 2023. 2. 22.
반응형

페스트

영생의 기쁨이 순간적인 인간의 고통을 보상해 준다고
누가 감히 단언할 수 있단 말인가?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는 공포와 죽음, 이별의 아픔 등 극한의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의 인간 군상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출간 한 달 만에 초판 2만 부가 매진되면서 2차 세계 대전 시기를 경험한 동시대인들에게 큰 공감을 얻어 냈습니다.

 

카뮈는 재앙에 대처하는 서로 다른 태도를 극명하게 드러내 보이면서도, 생지옥으로 변해 가는 세계를 거부하며 진리의 길을 가는 인물들을 그려내 '무신론적 성자'로 칭송받기도 했습니다.

 

비극의 소용돌이 속에서 현실을 직시하며 의연히 운명과 대결하는 인간의 모습을 다룬 『페스트』는 20세기 프랑스 문학이 남긴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작품에서 무서운 전염병이 휩쓰는 가운데 고립되어 버린 도시에서는 재앙에 대응하는 이들의 각기 다른 모습들이 묘사됩니다.

 

첫째는, 이 도시의 이러한 사태가 ‘이 고장 사람이 아닌’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확신하는 기자 랑베르의 ‘도피적’ 태도입니다.

 

둘째는, 초월적인 존재에 기대어 해석하려는 파늘루 신부의 ‘초월적’ 태도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 태도는 이 작품의 주요 주제인 ‘반항’입니다.

 

토박이도 아니면서 마을에 머무는 미지의 인물 ‘타루’는 의사 리유를 찾아가 페스트와 싸우기 위해서는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보건대’를 조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리유는 타루에게 동의하고 페스트, 즉 질병과 죽음에 맞서 싸우며 “이미 창조되어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거부하며 투쟁함으로써 진리의 길을” 걸어가려 합니다. 이러한 그들의 태도는 카뮈의 세계관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사실상 『페스트』 착상의 기폭제가 된 것은 2차 세계 대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카뮈는 자신의 ‘작가수첩’에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전쟁이 터졌다. 어디에 전쟁이 있는가? (......) 전쟁이 도대체 어디에 있느냐고, 전쟁의 혐오스러운 모습이 어디에 있느냐고 우리는 자문했다. 그런데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를, 우리가 마음속에 그것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작가수첩』 1권)

 

작품 속에는 페스트와 맞서 싸우다 죽어 간 사람들, 그에 맞서 싸워 이겨 낸 사람들, 희망과 기쁨 속에서 맛보는 고통과 절망이 골고루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작품은, 절망과 맞서는 길은 행복에 대한 의지임을 역설합니다. 즉 현실이 아무리 잔혹하다 할지라도 희망을 놓지 않고 자신의 걸음을 이어나가는 것이야말로 이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진정한 ‘반항’이며 우리 ‘인간’이 걸어가야 할 길이라는 것입니다.

 

 

 

줄거리

조용한 해안 도시 오랑에서 언젠가부터 거리로 나와 비틀거리다 죽어 가는 쥐 떼가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정부 당국이 페스트를 선포하고 도시를 봉쇄하자 무방비 도시는 대혼란에 빠집니다.

 

의사로서 사명을 다하려는 리유와 부당한 죽음을 거부하려는 미지의 인물 타루, 우연히 오랑에 체류 중이던 신문기자 랑베르 등은 공포와 불의가 절정에 달한 도시에서 페스트에 맞서 싸우기 위해 노력합니다.

 

한편, 이 재앙을 신이 내린 형벌이라고 보고 신의 뜻에 따르자고 설교하는 신부 파늘루, 모두가 고통에 빠진 상황에서 오히려 세상에 소속감을 느끼는 코타르도 있습니다.

 

페스트는 쉽사리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보건대 사람들은 새로운 혈청의 실험 대상이었던 어린아이가 죽어 가는 모습을 고통스럽게 지켜봅니다.

 

 

 

작가 소개-알베르 카뮈

알베르 카뮈

1913년 11월 7일 알제리의 몽도비에서 아홉 남매 중 둘째로 태어납니다. 포도 농장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전쟁에 징집되어 목숨을 잃은 뒤, 가정부로 일하는 어머니와 할머니 아래에서 가난하게 자랍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각별한 총애를 받으며 재능을 키우다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대학에 갈 기회를 얻습니다.

 

알제 대학 철학과 재학 시절, 생계를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도 창작의 세계에 눈을 떠 가는데, 무엇보다 이 시기에 장 그르니에를 만나 그를 사상적 스승으로 여깁니다.

 

 

 

1934년 장 그르니에의 권유로 공산당에도 가입하지만 내면적인 갈등을 겪다 탈퇴합니다. 교수가 되려고 했으나 건강 문제로 교수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고, 진보 일간지에서 신문기자 일을 합니다.

 

1942년에 『이방인』을 발표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렸으며, 에세이 『시지프 신화』, 희곡 「칼리굴라」 등을 발표하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합니다.

 

1947년에는 칠여 년을 매달린 끝에 탈고한 『페스트』를 출간하는데, 이 작품은 즉각적인 선풍을 일으키고 카뮈는 ‘비평가상’을 수상합니다.

 

마흔네 살의 젊은 나이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지만, 그로부터 삼 년 후인 1960년 1월 4일 미셸 갈리마르와 함께 파리로 떠나다가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습니다.

반응형

댓글